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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치안, 행정에 AI가 들어올 때 (도시의 진화, 기술의 편의, 신뢰의 조건)

by 달리는 펜 2025. 4. 22.

인공지능 기술은 이제 산업이나 개인 서비스에 국한되지 않고, 국가와 시민의 삶을 관통하는 공공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교통, 치안, 행정과 같은 핵심 공공 서비스에 AI가 도입되면 도시의 운영 방식과 시민의 일상은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요? AI 기반 스마트 시티의 미래는 효율과 안전을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윤리적 문제와 감시 이슈를 동반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교통, 치안, 행정 세 분야에 AI가 적용될 때 발생하는 변화와 가능성, 그리고 우리가 준비해야 할 사회적 합의를 조망합니다.

교통, 치안, 행정에 AI가 들어올 때 (도시의 진화, 기술의 편의, 신뢰의 조건)

AI가 만드는 똑똑한 교통 시스템

교통 분야는 AI 기술이 가장 빠르게 적용되고 있는 공공 영역 중 하나입니다. 특히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교통 체계는 ‘예측하고, 반응하며, 최적화하는’ 지능형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1. AI 기반 신호 제어 시스템
기존의 교통 신호는 고정 주기에 따라 운영되지만, AI 신호 제어는 실시간 교통 흐름을 분석해 차량 밀집도에 따라 자동으로 신호를 조정합니다. 이는 교차로의 체증을 완화하고, 전체 도심의 교통 흐름을 부드럽게 만듭니다.

2. 자율주행과 도로 안전
자율주행 차량은 AI 알고리즘이 카메라, 레이더, GPS 데이터를 종합하여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주행을 제어합니다. 사고를 줄이고, 장애인·노약자 등 교통 약자의 이동권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3. 대중교통 운영 효율화
AI는 버스, 지하철, 택시의 수요 예측을 통해 탄력적인 배차를 가능하게 하고, 혼잡도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이용자 편의도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교통사고, 공사, 기상 상황 등을 반영한 경로 최적화도 AI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AI 기반 교통 시스템은 데이터 독점과 프라이버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차량 위치, 이동 경로, 승하차 정보 등이 모두 수집·분석되면서 시민의 이동권이 감시의 대상이 되는 사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치안에 들어온 AI, 안전과 감시의 경계

치안 분야에서의 AI 활용은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사건 발생을 예방하는 긍정적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감시사회’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1. CCTV 영상 분석 및 이상행동 감지
기존의 CCTV는 단순 녹화에 그쳤지만, AI는 영상 속 사람의 행동, 동작, 군중 흐름을 분석해 폭력, 쓰러짐, 방화 시도 등의 ‘이상 행동’을 실시간으로 탐지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건을 사전에 인지하고, 즉각 대응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2. 범죄 예측 시스템
경찰이 보유한 과거 범죄 데이터를 학습한 AI는 지역별, 시간대별 범죄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여 순찰 경로와 인력 배치를 최적화합니다. 미국 시카고, 중국 광저우 등에서는 이미 시범 운영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3. 실종자 및 수배자 자동 인식
안면 인식 AI는 공공장소에서 실종자나 수배자를 자동 식별하는 데 활용됩니다. 이는 인력 부족 문제를 보완하며, 보다 빠른 수색이 가능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은 곧 개인의 자유와 권리, 사생활 침해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AI가 수집한 얼굴 정보, 이동 경로, 행동 패턴은 누구의 손에,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는가에 따라 ‘보호’가 아닌 ‘통제’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AI 행정의 자동화와 인간 중심 행정의 균형

행정 분야에서도 AI는 복잡한 민원 처리, 서류 심사, 정책 수립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행정이 자동화될 수는 없으며, 행정의 핵심은 ‘사람을 위한 운영’에 있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1. 민원 응대 챗봇과 자동 서류 처리
주민센터, 구청, 세무서 등에서는 AI 챗봇을 통해 각종 민원 상담을 자동화하고 있습니다. 주민등록등본 발급, 세금 문의, 복지 혜택 안내 등 반복 업무는 AI가 처리함으로써 직원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시민 응대의 질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2. 정책 수립 지원 AI
AI는 사회 현황, 여론, 통계 데이터를 분석해 정책 시뮬레이션을 수행합니다. 예산 편성, 도시계획, 복지 정책 등에서 AI의 분석은 의사결정을 돕는 도구로 기능합니다.

3. 행정 편의에서 신뢰로
AI 행정이 시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알고리즘이 어떤 기준으로 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한 투명성 확보가 필수입니다. 행정의 결정은 개인의 권리와 직결되기 때문에, AI가 아닌 사람이 최종 결정을 내리는 구조를 유지해야 합니다. 또한, 고령층, 외국인, 디지털 취약계층에게도 차별 없는 접근을 보장하기 위한 비디지털 행정 채널의 유지도 중요합니다. 모든 시민이 행정의 수혜자이자 주체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론: AI는 도시를 똑똑하게 만들지만,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교통, 치안, 행정에 AI가 들어오면 도시는 더 효율적이고 안전해질 수 있습니다. 이는 더 나은 공공서비스와 더 나은 삶의 질로 이어질 수 있는 긍정적인 진화입니다. 그러나 기술이 시민을 ‘데이터’로만 대하지 않도록, 그 중심에 항상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AI는 정책을 보조하는 도구이지, 결정권자가 아닙니다. 공공의 영역일수록 AI 도입에는 더욱 신중함과 사회적 합의, 윤리적 기준이 요구됩니다. 우리는 똑똑한 도시보다,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도시를 꿈꿔야 합니다. 기술은 그 꿈을 실현하는 수단이지, 목표가 되어선 안 됩니다.